전기차 안 팔리자 배터리 3사가 ESS로 몰렸다, LG엔솔·삼성SDI·SK온이 노리는 새 시장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 전기차 배터리를 넘어 ESS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느려지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전기차가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맞춰 생산시설을 확대했지만 이른바 ‘전기차 캐즘’이 길어지면서 새로운 배터리 수요처가 필요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최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이 동시에 눈을 돌리고 있는 시장이 있습니다.

바로 ESS, 에너지저장장치입니다.

전기차에 넣는 배터리가 아니라 전기를 저장해두었다가 필요할 때 사용하는 대형 배터리 시장입니다.

전기차 대신 ESS가 새로운 배터리 시장으로 떠올랐다

ESS는 쉽게 말하면 거대한 보조배터리와 비슷합니다.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전력 생산량이 일정하지 않은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면 전기가 많이 만들어질 때 저장해두었다가 필요한 시간에 다시 공급하는 장치가 중요해집니다.

최근에는 AI 데이터센터 증가도 ESS 시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힙니다. 막대한 전력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가 늘어나면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관리하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어려움을 겪던 국내 배터리 기업 입장에서는 놓치기 어려운 시장입니다.

특히 기존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시설 일부를 ESS용 배터리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국내 배터리 업계가 기존 NCM 중심에서 ESS에 많이 사용되는 LFP 배터리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1조원 규모 수주전, LG엔솔·삼성SDI·SK온이 다시 붙는다

국내에서도 대규모 ESS 수주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전력거래소가 추진하는 제3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이 9월 말 전후로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이 수주 준비에 나서고 있습니다.

앞선 1차 시장에서는 삼성SDI가 전체 물량의 약 76%를 차지하며 앞섰고, LG에너지솔루션이 약 24%를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2차에서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SK온이 전체 물량의 약 50.3%를 확보했고 삼성SDI가 35.7%, LG에너지솔루션이 14%를 차지했습니다.

한 회사가 계속 시장을 독점하는 구조가 아니라 입찰 때마다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에는 LFP와 국내 공급망이 승부를 가를까

3차 ESS 경쟁에서 특히 주목받는 것은 LFP 배터리입니다.

LFP는 리튬·인산·철을 사용하는 배터리로, 기존 삼원계 배터리와 비교해 가격 경쟁력과 안정성 측면에서 ESS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충북 오창에 ESS용 LFP 배터리 생산설비를 구축하고 있고, SK온 역시 충북 서산공장의 일부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을 ESS용 LFP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배터리 셀만 공급하는 경쟁에서 벗어나 ESS 시스템과 소프트웨어, 운영 능력까지 함께 제공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의 경쟁은 ‘누가 배터리를 더 많이 만드느냐’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얼마나 저렴하고 안전한 배터리를 공급하는지, 국내 공급망을 얼마나 확보했는지, 배터리를 이용한 전체 ESS 시스템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지가 함께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만 바라보던 국내 배터리 산업에 새로운 시장이 열리고 있는 셈입니다.

물론 ESS가 당장 전기차 배터리 수요 감소를 모두 메워줄 수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중국 배터리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럼에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이 동시에 ESS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합니다.

전기차 다음 배터리 전쟁의 무대가 자동차가 아니라 전기를 저장하는 거대한 ESS로 이동하고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 생각: 전기차 판매량만 보고 배터리 기업을 판단하기보다 앞으로는 ESS에서 어느 기업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내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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