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운용직의 평균 성과급이 3461만원에서 1억1130만원으로 약 3배 뛰었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보고 나니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수익을 많이 냈다고 1억원 넘는 성과급을 준다면, 반대로 큰 손실을 냈을 때는 월급도 깎아야 하는 것 아닐까?”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질문입니다.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해 좋은 성과를 내면 상당한 보상을 받는데, 손실이 발생했을 때는 어떤 책임을 지는지 궁금해지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국민연금은 매년 수익을 내는 것도 아닙니다. 2022년 국민연금 기금의 연간 수익률은 -8.22%였고 운용수익금은 약 -79조600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해에는 운용역들의 월급도 손실에 맞춰 줄어드는 걸까요?
79조원 넘게 손실 난 해도 있었다
국민연금이 최근 몇 년 동안 높은 투자수익을 거둔 것은 사실입니다.
2023년에는 126조7000억원, 2024년에는 159조7000억원, 2025년에는 231조6000억원의 운용수익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바로 전인 2022년 상황은 완전히 달랐습니다.
연간 수익률이 -8.22%까지 떨어지면서 약 79조60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그렇다고 그해 기금운용역의 기본급을 투자손실 비율만큼 삭감하는 구조는 아닙니다. 기본급과 성과에 따라 달라지는 보상은 구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투자손실의 원인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입니다.
주식과 채권시장은 운용역 개인의 판단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세계적인 주가 급락이나 금리 상승, 환율 변화, 경기침체 같은 외부 요인으로 금융시장 전체가 하락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2022년은 세계 금융시장에서 주식과 채권 모두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였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기금이 마이너스니까 담당자 월급도 깎자”는 방식만으로 운용성과를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손실이 나도 아무 책임이 없을까?
그렇다고 수익이 나면 성과급을 받고 손실이 나면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성과급은 단순히 한 해에 얼마를 벌었는지만 보고 결정하는 구조가 아닙니다.
기금운용 성과평가를 거쳐 지급률이 결정되며 장기적인 운용성과도 평가에 반영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기준수익률입니다.
예를 들어 금융시장 전체가 크게 하락한 해에 국민연금 수익률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시장 전체가 -15% 하락했는데 국민연금은 -8%에 그쳤다면 단순히 ‘8% 손실’만 보고 운용에 실패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시장이 크게 상승했는데 국민연금 수익률이 시장보다 훨씬 낮다면 플러스 수익을 냈다고 해서 무조건 잘했다고 평가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전문적인 기금운용 성과는 절대적인 손익뿐 아니라 기준수익률과 비교하고 여러 해의 누적성과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성과급을 기본급과 분리해 놓은 것도 이런 투자업무의 특성과 관련이 있습니다.
성과급 1억원 시대, 더 중요한 것은 기준이다
그래도 국민연금 가입자 입장에서는 질문이 남습니다.
평균 성과급이 1억원을 넘고 일부 직급에서는 평균 2억원을 넘는다면 그만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평가 기준과 책임도 따라야 하지 않을까요?
특히 국민연금은 일반적인 민간 투자회사의 자금이 아니라 국민이 매달 보험료로 납부한 돈을 장기간 운용하는 기금입니다.
우수한 투자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는 논리와 국민의 돈을 운용하는 만큼 성과급 지급 기준을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는 시각이 함께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2022년처럼 큰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서 월급을 즉시 깎는 방식이 반드시 합리적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시장 전체가 크게 상승했는데 단순히 수익금이 많았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성과급을 지급한다면 그것 역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를 벌었느냐뿐 아니라 시장 상황과 비교해 얼마나 잘 운용했는지, 그리고 장기간 안정적인 성과를 냈는지입니다.
국민연금의 연간 수익률은 2022년 -8.22%에서 2023년 13.59%, 2024년 15.00%, 2025년 18.82%로 크게 움직였습니다.
해마다 이렇게 수익률 변동폭이 큰 만큼 한 해의 성적만 놓고 월급과 성과급을 결정하기보다 장기적인 성과를 함께 평가하는 이유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다만 평균 1억원을 넘는 성과급이 지급되는 시대가 된 만큼 가입자 입장에서는 “수익이 좋았으니 많이 줬다”는 설명을 넘어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고, 손실이 발생했을 때 성과보상에는 어떻게 반영되는지도 함께 알고 싶어집니다.
성과가 좋을 때 충분히 보상하는 것과 성과가 좋지 않을 때 그 결과를 보상체계에 제대로 반영하는 것.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조직이라면 결국 이 두 가지가 함께 작동하는지가 더 중요한 문제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