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는 퇴직했는데 국민연금은 아직 받을 수 없다면 그동안 생활비는 어떻게 마련해야 할까요?
요즘 60대가 퇴직 후에도 다시 일자리를 찾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퇴직과 국민연금 수령 사이에 생기는 '소득 공백'입니다.
정규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생활비는 계속 필요합니다. 결국 계약직이나 임시직, 시간제 일자리라도 다시 찾아야 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특히 퇴직금이나 개인연금, 저축이 충분하지 않다면 2~3년의 공백도 생각보다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퇴직했는데 국민연금은 바로 나오지 않는다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퇴직하는 나이와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가 같지 않다는 점입니다.
국민연금 노령연금은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어야 하며 출생연도에 따라 지급개시연령이 달라집니다.
- 1957~1960년생: 만 62세
- 1961~1964년생: 만 63세
- 1965~1968년생: 만 64세
- 1969년 이후 출생: 만 65세
따라서 60세 전후에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다면 출생연도와 실제 퇴직 시점에 따라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몇 년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은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인 가입자가 출생연도별 지급개시연령에 도달하면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출처: 국민연금공단
문제는 연금이 나오지 않는 기간에도 생활비는 그대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식비와 관리비, 통신비, 건강보험료는 물론 나이가 들수록 병원비와 예상하지 못한 지출까지 생길 수 있습니다.
임시직·시간제 일자리를 찾는 60대
퇴직했다고 해서 생활비까지 함께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주된 직장에서 퇴직한 뒤 이전과 비슷한 조건의 정규직으로 다시 취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결국 단시간 근로, 계약직, 임시직 등으로 다시 일하면서 국민연금 수급 시점까지 생활비를 마련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저 역시 60대가 되어 직접 일을 해보니 예전에는 잘 보이지 않았던 현실이 보였습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의료비나 가족 돌봄처럼 예상하지 못했던 지출이 생길 수 있어 매달 들어오는 일정한 소득의 중요성을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히 '몇 살에 퇴직하느냐'가 아니라 '연금을 받기 전까지 무엇으로 생활하느냐'입니다.
예를 들어 60세에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국민연금을 64세부터 받는 사람이라면 그 사이 4년의 생활비를 마련할 방법이 필요합니다.
재취업 소득과 퇴직금, 개인연금, 저축 등을 함께 따져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연금 공백이 길다면 조기노령연금도 있다
국민연금을 정상적인 지급개시연령보다 일찍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조기노령연금입니다.
가입기간이 10년 이상이고 소득 등 관련 요건을 충족하면 정상적인 노령연금 지급개시연령보다 최대 5년 먼저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조기노령연금은 1년 일찍 받을 때마다 연금액이 6%씩 줄어듭니다. 최대 5년 일찍 받으면 정상적인 지급개시연령에 받을 금액보다 30% 감액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장 생활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만으로 결정하기보다는 자신의 건강상태와 근로소득, 다른 노후자금 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반대로 당장 국민연금을 받을 필요가 없다면 연기연금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연금 수령을 연기하면 1개월마다 0.6%, 1년이면 7.2%가 늘어나며 최대 5년 연기할 수 있습니다.
출처: 국민연금공단
은퇴 준비는 연금액보다 '공백 기간'부터 확인
예전에는 저도 은퇴 준비라고 하면 '국민연금을 매달 얼마나 받을까'부터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60대가 되고 주변을 살펴보니 생각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얼마를 받느냐만큼 중요한 것이 언제부터 받을 수 있느냐입니다.
가령 한 달 생활비가 150만 원 필요한데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3년이 남았다면 단순 계산으로도 5,400만 원의 생활비가 필요합니다.
150만 원 × 12개월 × 3년 = 5,400만 원입니다.
이 기간에 월 100만 원이라도 시간제 일자리에서 소득이 생긴다면 필요한 노후자금의 규모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은퇴를 앞두고 있다면 국민연금 예상수령액만 확인해서는 부족합니다.
내가 몇 살에 퇴직하는지, 국민연금은 정확히 몇 살부터 받을 수 있는지, 그 사이 몇 개월의 소득 공백이 발생하는지를 먼저 계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퇴직금과 저축, 개인연금, 재취업 소득으로 그 기간을 어떻게 채울지도 함께 계획해야 합니다.
퇴직은 했는데 연금은 아직 나오지 않는 시간.
지금 60대에게 현실적인 노후 문제 중 하나는 국민연금 액수뿐 아니라 '연금이 나오기 전까지의 몇 년을 어떻게 버틸 것인가'일 수 있습니다.
퇴직을 앞두고 있다면 국민연금 예상수령액과 함께 나의 연금 공백이 몇 년인지부터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