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의 무기 공개한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으로의 대전환을 본격화하며, 차량을 넘어선 미래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SDV(소프트웨어 정의 차량) 핵심 기술은 단순한 기술 발표가 아닌, 향후 10년간 현대차의 전략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자율주행 AI, 차량 전용 OS, 그리고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을 포함한 이번 발표는 국내외 자동차 산업 전반에도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 SDV 핵심 기술 공개
현대자동차그룹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개발자 콘퍼런스 ‘플레오스 25’에서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을 위한 3대 핵심 기술을 공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선보인 기술은 자율주행 인공지능 ‘아트리아 AI’, 차량 전용 운영체제 ‘플레오스 비히클 OS’, 그리고 차량용 대규모 언어 모델 ‘글레오 AI’입니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단순한 하드웨어 제조사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 테크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전략을 공식화했습니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은 레벨 2+ 수준으로, 2027년까지 양산 차량에 본격적으로 탑재할 계획입니다. 현재 시범 차량에는 2025년부터 적용 예정이며, 이 기술은 테슬라나 화웨이 등 경쟁 업체들이 이미 선도하고 있는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레이더와 라이다 센서를 최소화하고 카메라 기반의 AI 인식 기술을 활용하는 '엔드 투 엔드(End-to-End)' 방식으로 구현하고 있습니다.
SDV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 AI 자율주행, OS, LLM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의 핵심은 차량을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스마트 디바이스'로 재정의하는 것입니다. 운전자가 "피곤하다"고 말하면 차량은 이를 인식해 마사지 시트를 작동시키고 실내 온도를 조절하며, 선호 장소까지 안내하는 등 다양한 맞춤형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 모든 기능은 AI와 OS, LLM의 유기적 결합을 통해 가능해졌습니다.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플레오스 비히클 OS는 스마트폰의 안드로이드나 iOS처럼 차량의 모든 기능을 통합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된 운영체제입니다. 이를 통해 OTA(Over The Air) 방식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가능하며, 장기적인 차량 관리와 기능 확장이 손쉬워질 전망입니다. 전통적인 차량 제조 방식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이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입니다.
LLM 기술 또한 빼놓을 수 없습니다. ‘글레오 AI’는 운전자와 차량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기술로, 차량 내 모든 기능을 자연어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 음성 명령 수준을 넘어, 일정 관리, 결제, 경로 안내까지 가능한 고도화된 시스템이며, 사용자 경험의 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릴 기술입니다.
네이버·삼성·구글과의 협업,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확장
현대차는 이러한 SDV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해 국내외 유수의 기술 기업들과 협업을 적극 추진 중입니다. 대표적으로 네이버와의 파트너십은 차량 내에서 음성 기반의 AI 에이전트를 구현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합니다. 운전자가 “오늘 일정 알려줘”라고 말하면, 네이버 앱을 통해 뉴스, 날씨, 일정 정보가 자동 제공되며, 네이버 지도와 연동해 목적지 안내도 즉시 시작됩니다. 이는 단순 기능 통합이 아닌, 차량 안에서 ‘생활 전체’가 이루어지는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삼성전자와의 협업은 차량 내 반도체, 디스플레이, UX 기술 강화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구글은 안드로이드 기반 차량 운영 생태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쏘카와 같은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공유차량 시장에서도 SDV의 상용화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단순히 독자 기술 개발을 넘어서, 다양한 기술 파트너와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모빌리티 생태계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SDV 기술 공개는 기술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자율주행, OS, AI 기술을 통해 미래차 경쟁력 확보를 본격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협업을 통해 생태계 구축까지 확장 중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차량의 진화를 넘어, 모빌리티의 근본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합니다. 앞으로 현대차가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업으로 어떻게 자리매김할지 그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