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SUV의 반란, 글로벌 끝판왕 예약

현대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Genesis)가 다시 한 번 세계 자동차 시장을 흔들고 있다. 2025년 4월 15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제네시스 하우스 뉴욕(Genesis House New York)’에서 전동화 오프로더 SUV 콘셉트 모델 ‘엑스 그란 이퀘이터(X Gran Equator)’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하며 글로벌 럭셔리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았다.

그간 벤츠 G클래스, BMW X7, 레인지로버, 벤틀리 벤테이가와 같은 유럽 명차들이 독점해온 초프리미엄 SUV 시장에 한국 브랜드가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은다. 단순히 전기차 기술을 기반으로 한 SUV를 넘어, 오프로드 퍼포먼스와 고급 디자인, 실용성까지 모두 갖춘 ‘끝판왕급’ 콘셉트카의 등장이기 때문이다.

전동화 시대의 새로운 기준, 엑스 그란 이퀘이터

제네시스 엑스 그란 이퀘이터 콘셉트는 도전적인 라이프스타일과 모험정신을 추구하는 드라이버를 위해 특별히 설계된 모델이다. 온로드에서의 정제된 승차감은 물론, 험난한 오프로드 환경에서도 탁월한 주행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모델명에 포함된 ‘이퀘이터(Equator)’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최상급 아라비안 말에서 영감을 얻은 이름이다. 강인함과 민첩함, 우아함이라는 상반된 요소들이 절묘하게 결합된 이 콘셉트카는 단순한 SUV가 아닌, 예술성과 기술력이 조화를 이룬 미래형 럭셔리 오프로더로 정의된다.

디자인 철학의 정수 ‘역동적인 우아함’

제네시스의 고유한 디자인 철학인 ‘역동적인 우아함(Athletic Elegance)’이 콘셉트카 전반에 스며들어 있다. 환원주의적 접근을 기반으로, 불필요한 요소를 제거하고 깔끔하고 간결한 라인으로 정제된 인상을 강조했다.

외관에서는 긴 후드와 세련된 캐빈, 날렵한 C-필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이는 전통적인 SUV 실루엣과는 다른 쿠페형 SUV의 미학을 더하며,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을 동시에 선사한다.

후면부는 분할 개폐식 테일게이트(split-opening tailgate)를 채택해 실용성을 더했고, 시그니처 투라인 LED 후미등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루프랙, 비드락 휠, 휠 클래딩 등은 오프로드 주행에 최적화된 구성이다.

감성과 기술의 융합, 실내 디자인

인테리어는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 감성의 절묘한 조화로 구성되었다. 중앙에 배치된 4개의 원형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는 빈티지 카메라의 다이얼을 연상시키며, 운전자에게 직관적이고 감성적인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대시보드는 선형적 구조로 설계되어 시각적 안정감을 주고, 앞좌석은 회전 기능을 갖춰 차량 내부에서의 다양한 활용성을 제공한다. 모듈형 수납 시스템은 실내 공간을 보다 실용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인테리어 소재로는 자연을 연상시키는 중립 톤의 프리미엄 가죽과 패브릭을 사용해 절제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며, 제네시스의 지속 가능성과 철학을 반영한 친환경적 접근도 눈에 띈다.

세계가 주목한 ‘네오룬’의 계보 잇는다

한편, 제네시스는 이미 2024년부터 ‘네오룬(NEOLUN) 콘셉트’를 통해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를 석권하며 세계적인 디자인 역량을 입증한 바 있다.

네오룬은 2024 레드닷 어워드 수송 디자인 부문 본상, 굿디자인 어워드 수상에 이어, 2025 iF 디자인 어워드에서는 프로페셔널 콘셉트 부문 본상까지 수상하며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를 모두 휩쓸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등장한 엑스 그란 이퀘이터는 단순한 콘셉트카를 넘어, 향후 제네시스 SUV 라인업의 디자인 방향성과 브랜드 철학을 집약한 결정체로 평가된다.

제네시스, 글로벌 럭셔리 SUV 시장에 새 이정표

현대차그룹 글로벌디자인본부의 루크 동커볼케 CDO는 “엑스 그란 이퀘이터 콘셉트는 우아함, 강인함, 편안함, 탐험정신이라는 상반된 요소들을 조화롭게 융합한 모델”이라며 “제네시스 브랜드가 추구하는 전동화 시대의 진정한 럭셔리를 정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제네시스는 G80, GV80, G90 등 다양한 모델을 통해 럭셔리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엑스 그란 이퀘이터는 그 이상의 상징적인 존재로, 브랜드의 미래 가능성과 비전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한국 브랜드가 글로벌 고급차 시장의 정점에서 명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시대, 제네시스의 도전은 이제 시작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