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도 돈 된다” 현대차, 인도네시아에서 수소 생태계 만든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선보인 W2H 프로젝트는 유기성 폐기물을 활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혁신적인 친환경 기술입니다. 이 모델은 단순한 기술 적용을 넘어,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고려한 지속 가능한 수소 생태계 구축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W2H 프로젝트란? 폐기물에서 수소가 나오는 원리
현대자동차그룹이 주도하는 ‘W2H(Waste to Hydrogen)’ 프로젝트는 말 그대로 ‘쓰레기를 수소로 바꾸는’ 기술입니다. 음식물 쓰레기, 하수 슬러지, 가축 분뇨 등 유기성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정제해 바이오가스로 만들고, 다시 이를 수소로 전환하는 구조죠.
이 과정의 핵심은 바로 ‘수소 개질기’입니다. 메탄가스를 수소와 이산화탄소로 분해해내는 이 장치는, 현대차의 자회사인 현대로템이 직접 개발하고 공급합니다. 덕분에 기존 천연가스 기반의 수소 생산 방식보다 훨씬 친환경적이고, 운영 비용도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W2H 방식은 수소를 필요한 장소에서 바로 생산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운반·저장 과정이 필요 없습니다. 이는 물류 비용 절감은 물론, 현지 자원 순환의 실효성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지역 사회의 쓰레기를 다시 에너지로 활용하는 순환 경제의 대표적 사례인 셈이죠.
인도네시아 사리묵티, 매립지에서 수소를 생산하다
이 획기적인 수소 생산 모델은 인도네시아에서 첫 해외 실증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상지는 반둥시 인근 사리묵티(Sarimukti) 쓰레기 매립지. 이곳은 하루 평균 1,500톤에 달하는 폐기물을 처리하는 지역의 주요 환경 거점입니다.
현대차그룹은 이 매립지의 안정화와 복토 작업을 위해 매립지 복토 전문 기업 세진지엔이와 손을 잡았습니다.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가스를 포집해 바이오가스로 전환하고, 다시 수소로 바꾸는 W2H 전 과정을 이곳에 도입할 예정입니다. 현장에서는 현대로템의 수소 개질기가 핵심 장비로 사용됩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히 수소를 생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도네시아 정부가 직면한 고질적인 쓰레기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어 큰 의미를 가집니다. 이미 국내 충주시, 청주시 등에서 검증된 모델이기 때문에 현지 정부와 국영 에너지 기업 ‘페르타미나홀딩스’도 적극적인 협력 의지를 보이고 있죠.
HTWO 브랜드, 글로벌 수소 시장을 향해 나아가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수소 전용 브랜드 ‘HTWO(에이치투)’를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HTWO는 수소(H2)의 과학적 기호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름으로, 수소 기반의 친환경 에너지 생태계를 확산하겠다는 기업의 방향성을 담고 있죠.
HTWO 브랜드는 수소차뿐 아니라 수소충전소, 수소발전소 등 다양한 수소 인프라 구축에 활용되며,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통합적 수소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이번 인도네시아 실증 프로젝트는 HTWO의 첫 해외 대형 실적이자, 향후 동남아 전역으로 확장될 교두보로 여겨집니다.
또한 이 브랜드는 단순한 기술적 브랜드를 넘어서, 현대차그룹이 전통적인 자동차 기업에서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이기도 합니다. 수소를 통한 탄소중립, 자원순환, 에너지 전환을 통합적으로 실현하려는 기업의 비전이 투영된 결과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서 전개 중인 W2H 프로젝트는 ‘쓰레기 문제’와 ‘에너지 전환’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새로운 접근입니다. HTWO 브랜드와 함께 하는 이 실증 사업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생태계 조성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쓰레기가 에너지가 되는 시대. 이처럼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기술이 더 많은 도시와 국가에서 확산되길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