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관점에서 본 SK온 성장 가능성

전기차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배터리 산업은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SK온은 공격적인 글로벌 확장과 기술 혁신을 앞세워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이 글에서는 투자자의 시선에서 SK온의 성장 가능성을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본다. 전기차 시장의 확장성과 배터리 수요 증가, 기술력과 정책 대응 전략, 그리고 대형 공급 계약을 통한 실적 기반까지 차근차근 짚어본다.

전기차 시장의 확장성과 배터리 수요 증가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보급률이 빠르게 오르고 있다. 유럽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탄소중립 정책, 미국의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정부 주도 친환경 정책이 본격화되면서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한동안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기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약 1,500만 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시장 성장세는 곧 배터리 산업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SK온은 이러한 흐름을 선제적으로 읽고 시장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생산기지 구축과 선진 전기차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에만 세 개의 배터리 생산 기지를 운영하며, 2026년까지 이 지역 생산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단순한 외형 확장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다. 또한 SK온은 프리미엄 시장뿐 아니라 중저가 전기차 시장까지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이는 전기차 수요층이 다양해지는 상황에서 매우 유효한 전략이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매출 안정성 확보로 이어진다. 이러한 시장 확장 기반은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성장 지표로 작용한다.

기술력과 IRA 대응 전략

배터리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기술력이다. SK온은 하이니켈 NCM 배터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장거리 주행이 가능하면서도,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장점이 있다. SK온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고성능 전기차뿐 아니라 대중형 차량까지 다양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미국 정부의 IRA 정책은 전기차 제조사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북미 지역에서 부품을 생산하고 조립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기 때문이다. SK온은 이에 대응해 미국 내 생산거점을 확보했고, 이를 통해 고객사들이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는 SK온이 단순한 배터리 공급자가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향후 전고체 배터리로의 기술 전환도 준비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는 높은 에너지 효율과 안정성을 기대할 수 있어 미래 배터리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는다. SK온은 해당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장기 투자자에게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대형 계약과 실적 기반 성장

기업의 실질적인 가치는 매출과 이익이라는 숫자로 증명된다. SK온은 최근 몇 년간 대형 고객사들과 잇따라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실적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닛산과의 15조 원 규모 계약,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와의 4조 원 계약 등이 있으며, 이 모두가 향후 수익 구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슬레이트와의 협력은 중저가 전기 픽업트럭 시장 진출이라는 점에서 전략적인 의미가 크다. 이는 프리미엄 중심의 전기차 시장에서 벗어나, 더 폭넓은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범위를 확대하는 시도로 볼 수 있다. 생산 능력 면에서도 SK온은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2025년까지 총 150GWh 이상의 생산량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의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이러한 물량 기반 확보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공급 계약으로 이어지며, 이는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수익 기대감을 안겨준다. 결국 SK온은 기술, 시장, 수익의 세 가지 핵심 축을 모두 갖추고 있으며, 이는 투자자들이 중장기 투자 대상으로서 고려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된다.

지금의 SK온은 과거의 단순한 배터리 제조사가 아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핵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미국 IRA 대응, 기술 혁신, 생산 능력 확대 등 모든 전략 요소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있다. 단기적인 이슈보다는 중장기적인 흐름에서 성장성을 분석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지금이야말로 SK온을 다시 바라봐야 할 시점이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이 될 이 기업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