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증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 가운데 하나는 외국인의 반도체주 매도입니다.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5거래일 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을 합쳐 10조원 넘게 순매도했습니다.
그런데 9월 16일 주가는 오히려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삼성전자는 2.01% 오른 25만3,500원, SK하이닉스는 4.08% 상승한 175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계속 팔고 있는데도 주가는 왜 다시 오른 것일까요?
이번 반등을 이해하려면 단순히 외국인의 매도 규모만 볼 것이 아니라 최근 급락에 따른 저가 매수와 기관 수급, 그리고 AI·메모리 반도체 업황에 대한 시장의 판단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인은 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거 팔았을까
최근 반도체주를 둘러싼 투자심리는 크게 흔들렸습니다.
미국의 금리 불확실성과 함께 AI 기업들의 투자 속도가 앞으로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매도세가 집중됐습니다.
특히 9월 14일 삼성전자는 4.05%, SK하이닉스는 6.35% 급락했습니다.
AI 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반도체 주가를 끌어올린 중요한 동력이었던 만큼, AI 투자 속도 조절 가능성은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할 만한 재료였습니다.
여기에 금리와 국제 정세 등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외국인의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이 강해졌습니다.
그 결과 최근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순매도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그런데 16일에는 기관이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외국인의 매도가 16일에도 끝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약 4,906억원, SK하이닉스를 약 4,406억원 순매도했습니다.
두 종목에서만 하루 약 9,312억원을 순매도한 셈입니다.
반대로 기관은 삼성전자를 약 4,121억원, SK하이닉스를 약 3,676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외국인은 계속 팔았지만 기관의 매수세가 강하게 들어오면서 주가가 반등한 것입니다.
최근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면서 가격 부담이 일부 낮아졌다는 판단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는 배경으로 거론됐습니다.
결국 이날 시장에서는 외국인의 매도 자체보다 이를 받아내는 기관과 기타법인의 매수세가 주가 흐름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AI 수요와 메모리 업황의 구조적인 개선 흐름이 아직 훼손되지 않았다는 시각도 반도체주 반등에 힘을 보탰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상승은 단순한 급락 뒤의 기술적 반등일까요, 아니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흐름이 다시 바뀌기 시작했다는 신호일까요?
2부에서는 SK하이닉스의 미국 생산 검토와 AI 반도체 수요, 그리고 앞으로 투자자들이 확인해야 할 핵심 변수를 살펴보겠습니다.
이번 반등에서 앞으로 확인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16일 SK하이닉스 주가에 힘을 더한 소식 가운데 하나는 미국 내 메모리 반도체 생산 가능성이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인텔의 반도체 생산시설 일부를 임대해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실제 생산으로 이어질 경우 SK하이닉스에는 미국 내 첫 메모리 생산 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관련 소식이 알려진 뒤 SK하이닉스의 장중 상승 폭은 3%대에서 4%대로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반등을 이 소식 하나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AI 투자 확대가 실제 메모리 반도체 수요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입니다.
최근에는 AI 투자가 너무 빠르게 늘었다는 우려와 함께 투자 속도가 둔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AI 모델 개발 속도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 투자가 곧바로 줄어드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KB증권은 미국 주요 하이퍼스케일러의 2027년 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현재 기준 약 1조3천억달러로 전년보다 6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결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를 판단할 때 단기적인 하루의 등락보다 실제 AI 인프라 투자와 메모리 주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외국인 수급입니다.
16일에는 기관의 강한 매수가 외국인의 매도 물량을 받아내면서 두 종목이 반등했지만, 외국인의 매도가 계속된다면 주가 변동성이 다시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는지,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확대되는지, 메모리 가격과 주문이 실제로 유지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이번 반등만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조정이 끝났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외국인이 대규모 매도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기관의 매수와 저가 매수세가 들어왔고, AI와 메모리 수요에 대한 기대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앞으로의 반도체주 방향은 ‘외국인이 얼마나 파느냐’ 하나보다 AI 투자가 실제 실적과 메모리 수요로 얼마나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한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내 생각 : 하루 주가만 보고 방향을 판단하기보다 외국인 수급과 AI 투자, 메모리 업황이 함께 움직이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