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당시 가게 문을 닫을 수 없어 대출을 받았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많았습니다.
매출은 줄었지만 임대료와 인건비는 계속 나갔고, 결국 대출로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습니다.
당시에는 만기연장과 상환유예 등의 지원도 이어졌습니다. 당장 원금을 갚지 않아도 된다는 것만으로 한숨을 돌릴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 빌린 돈인데 이제는 갚으라고 합니다. 그런데 장사는 아직 예전 같지 않습니다.”
이런 어려움이 숫자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가 2023년 3월 10조4천억원에서 2026년 3월 17조7천억원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년 사이 7조원이 넘게 늘어난 것입니다.
코로나가 끝났는데 왜 지금 부실대출이 늘어날까
코로나 당시 정부와 금융권은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자영업자에게 대규모 금융지원을 제공했습니다.
문제는 빚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만기를 연장하거나 원금 상환을 미뤄주면 당장은 버틸 수 있지만 언젠가는 갚아야 합니다.
그 사이 금리와 인건비, 임대료, 원재료비 등이 올라가고 내수 회복까지 늦어지면서 상환 능력이 충분히 회복되지 못한 사업자들도 생겼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의 상황이 눈에 띕니다.
2026년 2분기 새롭게 발생한 부실채권 7조2천억원 가운데 중소기업 관련 부실채권은 약 4조5천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대기업 관련 신규 부실채권 1조2천억원과 비교하면 상당히 큰 규모입니다.
결국 코로나 당시에는 대출로 위기를 넘겼지만 매출과 수익성이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상환 시점이 돌아오면서 그동안 숨어 있던 부담이 드러나고 있는 것입니다.
대출 갚기 어렵다면 연체 전에 확인해야 할 제도
그렇다면 코로나 시기에 받은 대출을 갚기 어려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은 무조건 연체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대표적으로 확인해볼 수 있는 것이 새출발기금입니다.
현재 새출발기금은 2020년 4월부터 2025년 6월 사이 사업을 영위한 개인사업자 또는 법인 소상공인 가운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부실차주와 부실우려차주를 대상으로 채무조정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부실차주는 금융회사 대출 가운데 하나 이상을 3개월 이상 연체한 차주를 의미합니다.
반면 아직 3개월 이상 연체하지 않았더라도 연체가 시작됐거나 폐업·장기휴업 등으로 장기연체 위험이 큰 경우에는 부실우려차주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미 장기연체가 발생한 사람만 알아볼 수 있는 제도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원 대상에 해당하면 상환기간 연장이나 금리 조정 등을 받을 수 있고, 부실차주의 경우 보유재산과 상환능력 등을 심사해 원금 조정이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현재 새출발기금 안내에 따르면 채무조정 대상 대출은 최대 15억원으로 담보대출 10억원, 무담보대출 5억원까지입니다.
상환기간 역시 대출 종류와 상황에 따라 조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청하면 누구나 원금을 80~90% 깎아준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재산과 채무, 상환능력 등을 심사해 실제 조정 수준이 결정되므로 개인별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또한 신청 후 예·적금 상계, 마이너스통장 한도 조정, 신용카드 이용 제한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상황을 충분히 확인한 뒤 신청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버티기 위해 또 대출받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
대출 상환일이 다가오면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이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 기존 대출을 갚는 방법입니다.
한두 번은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매출이 늘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새로운 빚으로 기존 빚을 갚기 시작하면 전체 대출 규모와 이자 부담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럽다면 연체가 장기화되기 전에 금융회사와 상담하고 자신이 이용할 수 있는 채무조정 제도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코로나 시기에 사업을 했던 개인사업자나 소상공인이라면 새출발기금 지원 대상에 해당하는지 한 번쯤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새출발기금은 새로운 대출을 해주는 제도가 아니라 기존 채무의 상환기간과 금리 등을 조정해 다시 갚아나갈 수 있도록 돕는 제도입니다.
코로나가 끝난 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당시 만들어진 빚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17조7천억원이라는 부실채권 숫자가 보여주는 것도 결국 이것입니다.
대출로 위기를 넘기는 것과 빚을 갚을 수 있는 힘을 회복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지금 상환이 어렵다면 무작정 버티거나 새로운 빚으로 막기보다, 연체가 더 깊어지기 전에 현재 대출잔액과 금리, 월 상환액부터 정리하고 이용할 수 있는 채무조정 제도를 확인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 본 글은 금융 관련 정보를 쉽게 설명하기 위한 정보성 콘텐츠입니다. 새출발기금 지원 여부와 채무조정 수준은 개인의 채무·재산·연체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신청 전 공식 안내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