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가 처음으로 1,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제 길을 걷는 사람 5명 가운데 1명 이상이 65세 이상인 시대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통계에서 눈에 들어오는 숫자가 하나 더 있습니다.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약 4명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65세면 이제 은퇴하고 쉬는 나이 아닌가?”
예전에는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노년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70대에도 일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 건강이 허락한다면 계속 일을 하고 싶다는 어르신도 많습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단순히 ‘일하는 것이 좋아서’라는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생활비와 연금, 그리고 길어진 노후가 함께 얽혀 있습니다.
65세 이상 인구 1,112만 명, 5명 중 1명이 고령자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인구는 1,112만5천 명으로 전체 인구의 21.6%를 차지합니다.
지난해 고령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데 이어 고령화 속도는 계속 빨라지고 있습니다.
전망을 보면 변화는 더 큽니다. 2036년에는 전체 인구의 30%, 2050년에는 40% 이상이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제 고령화는 일부 노인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일자리와 연금, 의료와 요양, 주거까지 우리 사회의 생활 방식 자체가 달라져야 하는 문제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일하는 고령자의 증가입니다.
지난해 65세 이상 취업자는 414만7천 명으로 1년 전보다 34만1천 명 늘었습니다. 고용률은 39.5%였습니다.
2015년 65세 이상 취업자가 198만5천 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사이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습니다.
이제 65세는 곧바로 ‘일을 그만두는 나이’라고 말하기 어려워진 셈입니다.
노인 10명 중 4명이 일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고령자가 계속 일하려는 이유를 보면 노년의 현실이 조금 더 분명하게 보입니다.
65~79세 가운데 앞으로도 일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이유를 물었더니 ‘생활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라는 응답이 50.4%로 가장 많았습니다.
‘일하는 즐거움’이라는 응답도 38.7%였습니다.
누군가에게 일은 생계를 위한 선택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람을 만나고 사회와 연결되는 방법인 것입니다.
생활비를 마련하는 방식도 크게 변했습니다.
지난해 65세 이상 가운데 본인이나 배우자가 생활비를 직접 마련한다는 비율은 74.7%였습니다. 10년 전 58.5%와 비교하면 크게 높아졌습니다.
반면 자녀나 친척의 도움으로 생활비를 마련한다는 비율은 13.1%까지 낮아졌습니다.
과거에는 자녀가 부모의 노후를 책임진다는 생각이 강했다면 이제는 노년에도 자신의 생활비를 스스로 마련하는 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본인이나 배우자가 생활비를 마련하는 경우 주된 방법은 근로·사업소득이 48.2%로 가장 많았고 연금·퇴직금은 38.3%였습니다.
결국 상당수 어르신에게 ‘일’은 선택인 동시에 노후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중요한 소득원이 되고 있습니다.
연금을 받는데도 왜 계속 일해야 할까
65세 이상 고령자의 연금 수급률은 91.2%입니다.
10명 가운데 9명 이상이 어떤 형태로든 연금을 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월평균 연금 수급액은 73만7천 원이었습니다.
연금을 받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사실과 연금만으로 충분한 생활이 가능한지는 별개의 문제인 것입니다.
66세 이상 은퇴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도 37.7%로 나타났습니다. 전년보다 낮아졌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입니다.
반가운 변화도 있습니다.
노후를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답한 65세 이상 고령자는 64.4%였습니다. 10년 전보다 17.5%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노후 준비 방법으로는 국민연금이 53.2%로 가장 많았고 예·적금 20.1%, 직역연금 10.2%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앞으로는 단순히 ‘몇 살까지 일할 것인가’보다 어떤 일을 하면서 노년을 보낼 것인가가 더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 몸에 무리가 덜 가는 일자리, 오랫동안 쌓은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가 더 필요합니다.
65세 이상 인구 1,100만 명 시대.
노인 10명 중 4명이 일한다는 숫자는 단순한 취업 통계만은 아닙니다. 오래 사는 시대에 연금과 일자리, 건강 그리고 노후 준비를 어떻게 연결해야 할 것인지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 이 글의 주요 통계는 국가데이터처가 2026년 10월 1일 발표한 ‘2026 고령자 통계’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