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원으로 1200억 만든 법 (식당납품, 유통창업, 현실조언)

소상공인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일까? 대다수는 자본이나 아이템을 말하겠지만, 실제 성공한 이들의 공통점은 ‘끈기 있는 영업력’이다. 이진섭 식자재대통령 대표는 하루 50곳 이상 식당 문을 두드리며 시작한 유통 창업으로 연 매출 1200억 원을 일궈냈다. 그의 사례를 통해 지금 소상공인에게 필요한 태도와 전략을 살펴보자. 자본보다 중요한 것은 실행력이며, 시장을 뛰며 얻은 현장의 통찰이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끈기 있는 영업이 만든 창업 기회 (영업집념)

이진섭 대표는 처음부터 유통업계 종사자가 아니었다. 대기업에 재직 중이던 그는 형의 부탁으로 잠시 식자재 유통을 돕게 되었고, 그 경험이 인생을 바꾸는 전환점이 됐다. 그는 하루 50곳 이상의 식당을 발로 뛰며 직접 문을 두드리는 영업을 이어갔다. 거절당하는 것이 일상이었지만, 그는 "10번 거절당해도 11번째 다시 간다"는 마인드로 버텼다. 이러한 집념은 단순히 거래 성사율을 높인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에게 신뢰와 진심을 전달하는 무기가 되었다. 작은 주문 하나라도 받기 위해 여러 번 찾아간 끝에 고객과의 관계가 시작되었고, 이는 이후 다품목 납품으로 확장되었다. 초기에는 전단지를 돌리고, 직원들과 함께 구역을 나눠 뛰며 각 식당의 특성과 요구 사항을 정리해 맞춤형 제안을 준비했다. 이 대표는 거래처마다 이력과 성향을 메모하며 정성을 다했고, 이런 진심은 결국 고객에게 통했다. 그의 영업은 단순히 제품 판매가 아니라, 식당 경영자들과의 신뢰 형성을 통한 파트너십 구축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단골 고객은 자연스럽게 늘어났고, 이 대표는 “영업은 수학이 아니라 체력”이라며 묵묵히 발로 뛰는 영업 방식을 고수했다.

자금보다 전략이 중요한 유통창업 (유통사업)

이진섭 대표의 창업 초기 자본은 4000만원에 불과했다. 결혼 전 모아둔 적금을 기반으로 서울 강남 도곡동에 100평 규모의 창고를 임대했다. 이는 단순한 창고가 아니라, 수도권 외식업 중심지로의 진입 전략이었다. 그는 시장을 돌아보며 경쟁자들의 납품 단가, 품목 구성, 서비스 형태를 조사했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 가격 + 신속 납품 + 고객 맞춤’이라는 차별화 전략을 수립했다. 중요한 것은 물류나 시설이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처와 신뢰할 수 있는 고객 네트워크 확보였다. 보증보험을 가입하고 유통업체들을 설득해 물품 공급 계약을 체결한 그는 이후 영업에 매진했다. 식당 대부분이 기존 거래처를 두고 있었지만, 그는 품질과 서비스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진입 장벽을 뚫었다. 이후 ‘소사장제’를 도입해 일정 규모 거래처를 다른 개인에게 넘기고 자신은 새로운 거래처 발굴에 집중했다. 이는 유통업의 특성상 혼자서 수천 개 식당을 관리하기 어려운 점을 극복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1년 만에 10명의 소사장을 확보하고, 점차 시스템화하며 조직 기반의 영업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러한 전략적 사고는 자금 부족을 전략과 실행으로 극복한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지속 가능한 경영철학의 힘 (창업전략)

식자재대통령의 확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일시적 수익보다 지속 가능한 운영을 추구했다. 수익성 높은 스포츠센터 수영장을 운영하며 월 1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지만, “내가 가장 잘하는 일은 식자재 유통”이라는 확신으로 다시 본업으로 돌아왔다. 재창업 시 자본은 2억 원이었으며, 처음에는 직영 체제로 시작했다. 이후 거래처가 빠르게 늘어나자 ‘위탁관리제’를 병행 도입했다. 이는 직원 출신이 무투자 상태에서 독립적 지점 운영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로, 현재 22명이 운영 중이다. 위탁점은 본사에서 기본 시스템과 매입처를 제공하고, 지점장이 직접 영업과 납품을 수행한다. 이 같은 구조는 동기부여와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 현재 식자재대통령은 전국 5000여 개 식당과 거래하며, 3500여 개 품목을 유통하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 고객의 매출 비중도 빠르게 증가해 안정적 수익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금도 현장을 다니며 매일 아침 출근해 창고를 점검하고, 거래처를 챙긴다. “남들처럼 하면 남 이상이 될 수 없다”는 철학은, 30년 넘는 일상의 반복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그의 경영 원칙이다. 일상에서의 성실함이 결국 비즈니스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된다는 점을 증명한 셈이다.

이진섭 대표의 사례는 소상공인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전략보다 중요한 건 일관된 실행력이며, 일확천금이 아닌 매일의 반복에서 성과가 나온다. 불황 속에서도 길은 있다. 지금은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고객과 함께 성장하고, 매출이 아닌 관계를 쌓는 장사를 고민해야 한다. 그 길 끝에 진짜 지속 가능한 성공이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