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10곳 중 6곳이 이미 AI를 사용하고 있다면 어떨까요.
이제 AI가 일부 IT기업만 사용하는 특별한 기술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왔습니다.
최근 발표된 조사에서 국내 기업의 AI 도입률은 지난해 48%에서 올해 58%로 상승했습니다. 1년 사이 10%포인트나 높아진 것입니다.
더 눈에 띄는 숫자도 있습니다. AI를 도입한 기업의 81%가 생산성 향상을 체감했다고 답했고,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약 14시간의 업무시간을 절감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숫자가 하나 있습니다.
요즘 산업계에서 차세대 AI로 주목받는 ‘피지컬 AI’를 실제로 전면 배포한 국내 조직은 아직 6%에 불과합니다.
AI는 이미 기업 안으로 빠르게 들어왔는데, 왜 피지컬 AI는 아직 6%에 머물러 있는 걸까요?
AI 도입률 58%, 기업에서는 이미 무엇이 달라졌나
AWS가 리서치 기관 스트랜드 파트너스에 의뢰해 국내 비즈니스 리더 1,000명과 일반 시민 1,000명을 조사한 결과, 국내 기업의 AI 도입률은 58%로 나타났습니다.
고도화된 AI를 도입한 기업 비중도 지난해 11%에서 올해 26%로 크게 늘었습니다.
이제 기업에서 AI를 활용해 문서를 작성하거나 자료를 분석하고, 고객 문의에 대응하거나 업무를 자동화하는 모습이 낯설지 않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현재 많은 기업의 AI 활용은 사람이 하던 일을 조금 더 빠르게 처리하거나 기존 업무의 효율을 높이는 단계에 집중돼 있습니다.
실제로 AI를 도입한 기업 가운데 이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한 기업은 18%에 그쳤습니다.
공식적인 AI 전략을 갖춘 기업도 27%, AI 투자수익률을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다고 답한 기업도 33%였습니다.
즉 AI를 사용하는 기업은 빠르게 늘었지만 AI 자체를 새로운 사업과 수익으로 연결하는 단계까지 간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뜻입니다.
피지컬 AI는 무엇이 다르길래 아직 6%일까
피지컬 AI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챗봇과 조금 다릅니다.
컴퓨터 화면 안에서 질문에 답하는 것을 넘어 AI가 카메라와 센서 등을 통해 실제 환경을 인식하고 판단한 뒤 로봇이나 기계를 직접 움직이는 기술입니다.
예를 들어 공장에서 로봇이 부품의 위치를 스스로 파악해 작업하거나, 물류창고에서 주변 상황을 판단하며 물건을 옮기는 것이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조사 결과 국내 조직 가운데 피지컬 AI를 전면 배포한 곳은 6%, 실증이나 파일럿 단계에 있는 곳은 22%였습니다.
다만 앞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답한 곳이 39%여서 관심 자체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들이 피지컬 AI의 활용 가능성이 높다고 본 분야도 구체적입니다.
자율로봇 54%, 예지정비 41%, 인간과 기계의 협업 39%, 창고·물류 자동화 38%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문제는 피지컬 AI가 일반적인 생성형 AI보다 도입하기 훨씬 어렵다는 것입니다.
소프트웨어만 설치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로봇과 센서, 데이터, 공장 설비 등이 함께 움직여야 하고 안전성과 투자비용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그래서 실험 단계에서는 가능성을 확인해도 실제 공장 전체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넘어야 할 벽이 많습니다.
AI 다음 경쟁은 화면 밖에서 시작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특히 눈여겨볼 부분은 한국의 산업 기반입니다.
한국은 반도체와 제조업, 로봇 분야에서 상당한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피지컬 AI 시대가 본격화되면 새로운 사업 기회가 생길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만 있다고 바로 앞서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차세대 기술 도입 준비가 잘돼 있다고 답한 국내 기업은 24%에 그쳤습니다.
기업들이 꼽은 어려움에는 AI·디지털 역량 부족, 기술과 데이터 문제, 전문인력 부족 등이 포함됐습니다. AI를 가동하는 데 필요한 전력과 데이터센터 같은 인프라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결국 지금까지의 AI 경쟁이 ‘누가 더 좋은 답을 만들어내느냐’였다면 앞으로는 AI가 실제 공장과 물류창고, 자동차와 로봇에서 얼마나 정확하고 안전하게 움직일 수 있느냐로 경쟁 영역이 넓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AI 도입률 58%와 피지컬 AI 전면 배포율 6%.
두 숫자의 차이는 단순히 한국 기업들이 피지컬 AI 도입에 늦었다는 의미로만 볼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많은 기업이 이제 막 실험 단계에서 실제 산업현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스마트폰과 컴퓨터 화면 안에서 만났던 AI가 공장과 물류창고, 자동차와 로봇 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한다면 산업의 모습도 지금과 상당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기업 AI 경쟁에서 정말 주목해야 할 곳은 화면 안이 아니라 화면 밖일지도 모릅니다.
※ 본 글은 경제·산업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했습니다.


